커뮤니티

조회 수 1102 추천 0 댓글 51
초2때



우리학교에는 병설유치원이 딸려있고

특수학급도 따로 있었음



새학기 시작하고 짝꿍이랑 인사하는 시간이었는데

내짝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남자애였음







그땐 장애 이런 개념이 별로 안 박혀있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선생님 부탁으로 내가 그 애 도우미가 됨



솔직히 봉사정신보단 선생님이 주는 선물이나

칭찬때문이었던거 같아





하여튼 



우리 반과 특수학급을 오가며 수업을 받았는데

늘 자리에서 사라져 복도에서 돌아다니거나,

화장실에 숨는걸 내가 데리구 들어옴





얘가 나갈땐 항상 미니쓰레받기 세트 가져가서

막 여기저기 쓸고있는데

내가 가자고 막 잡아끌면 안간다고 버티곤했음



정말 힘이 세서 선생님도 같이 데리러와야

반에 들어오는경우가 더 많았고



수업할때도 늘 프린트챙겨주고, 대신 필기해줬음









걔가 엄청 아끼는 개구리동전지갑이 있었는데

거기 십원 백원 막 주워서 넣어다님.



그리고 그거 볼에 막 대고선 "이거이뻐? 나 이뻐?" 막 이렇게 물어보고 그랬음.





애들이 그거 건드리면 막 실내화 던지면서 화냈는데 

난 주워다주기 귀찮고 싫은마음에 맨날 이쁘다고 해줬던거같음





뭐 그렇게 2개월 정도 보내다가







박맞았던 운동회끝나고 전학가게됨

전학가는날 앞에 서서 애들하고 마지막 인사하는데







그날은 잊을수없는 날이 되었음





짝꿍 엄마가 선생님께 들은건지 수업끝나구 

우리반에 찾아오신거임



그리곤 대뜸 나한테 오시더니 

내 손을 꼭 잡고선 눈물을 참으시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고맙다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수십번을 말해주심









초2였던 나는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어른의 감사에

당황도하고 부끄럽기도해서 



정작 짝한테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가려는데





짝꿍이 나한테 쪼르르 달려와서

자기 동전지갑을 선물이라고 내 손에 쥐어줬음.



늘 소중하게 여기던, 제딴엔 가장 중요한 물건이고

자기의 전부일텐데 그걸 나한테 선뜻 내주더라.







그리고선 담에보자고 웃으면서 막 손흔들고 

날 껴안음



평소에 껴안고 그러면 늘 밀치면서 하지말라했는데

그때만큼은 그냥 가만히있었음.



그냥 어떤감정인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







그 이후로 많은 감사도 받아보고

도움을 준적도 많지만



자기가 가진 전부를 준 내 짝꿍만큼

내게 감동을 준 무언가는 없었음.







이제는 낡아버렸지만,

그때 감정을 잊을때쯤이면 가끔씩 꺼내봄.




짝꿍의 동전지갑.

WUy7j77.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최근변경 추천
공지 AV관련 17금 저질 잡담 인사 글은 강력 계정 제재합니다 피카부 2022.01.22 0/0
19208 잉어킹은 튀어오르기를 사용했다. 40 l도우너l 2017.04.23 0/0
19207 [유머] 실제로 존재했다는 닌자 73 뽀로롱할아범 2017.05.14 0/0
19206 성진국의 행복한 목걸이 상태 93 o0가인0o 2017.07.12 0/0
19205 싱크로율 1만프로...정말 기막히네요 75 o0가인0o 2017.05.03 1/0
19204 [유머] 헬스장을 잘 못 온거 같아요.. 112 뽀로롱할아범 2017.04.23 0/0
19203 [아재개그] 옥수수가 트롤하면 ???? 20 닐스 2017.04.18 0/0
19202 심각한 표정을 지었던 간호사 112 콩223 2017.04.28 0/-1
19201 서울 촌놈들은 모르는 지방 풍경 84 킬존 2017.04.20 1/0
19200 슈퍼점프의 존엄! 냥이~.gif 61 르노와르 2017.04.19 2/0
» (약스압) 초등학교 다닐 때 내 짝궁 썰 51 마루모리89 2017.04.24 0/0
19198 남편과 이혼하고싶은 여자... 62 구늬 2017.05.24 0/0
19197 봄이라서 생기는 게임내 현상 55 가을쟁이 2017.04.20 0/0
19196 대한항공 땅콩녀 근황... 120 s나빠m 2017.04.29 0/0
19195 커피 리필을 키핑해달라는 손님.. 73 o0가인0o 2017.04.27 0/0
19194 행운의 사진 7장 ... 행복 하세요 167 o0가인0o 2018.01.10 27/0
19193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 있을까 ? 45 o0가인0o 2017.04.19 0/0
19192 혼술혼밥 전용식당 이런곳도있네? 50 yes4724 2017.04.20 0/0
19191 매일 사이다 사러오는 형제 49 잔치집식혜 2017.04.20 0/0
19190 난 서서 일 보는 처자라우 72 협공일격 2017.04.19 0/0
19189 약후방) 스시녀와 일반서양녀의 비율차이 93 Sldmwldo 2019.08.10 0/0
Board Pagination Prev 1 ... 157815791580158115821583158415851586 ... 2542 Next
/ 2542

전체 최신 인기글

전체 주간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