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여자의 행동 중 하나가 바로 ‘여자들 같이 손잡고 화장실 가는 것’이라고 한다. 친구끼리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생리적인 욕구도 동시에 느끼는 것이 아닐 것인데 왜, 화장실을 같이 가는 것일까?
친구야, 화장실 같이 가자
보통 10대 청소년 시기의 소녀들이 화장실에 친구끼리 손잡고 함께 간다. 이 시기의 소녀들에게 화장실은 단순한 자연의 부르심을 해결하는 곳으로 끝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친구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나 선생님 등에 대한 험담을 늘어 놓기도 하고, 가끔은 자신의 가슴 속 깊숙이 숨겨 놓은 비밀 이야기를 하곤 한다.
가장 원초적인 행위를 하는 곳에서 대화의 장을 열어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남자와는 다른 여자만의 뇌 특성 때문이다. 여자의 뇌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사회적 관계 등 능력이 남자보다 훨씬 뛰어나다. 10대 사춘기 소녀의 뇌는 미성숙한 상태이지만, 왕성하게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이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시켜, 점점 더 성숙하고 전형적인 여성의 뇌구조로 변해 간다.
속닥속닥, 친구와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
여성의 뇌는 공동체 속에서 생물학적인 위안을 찾으려는 경향이 크다. 텍사스대학교 로버트 조지프(Robert Joseph) 교수에 따르면 남자의 자아존중감은 타인에게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오고, 여자의 자아존중감은 타인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런 성향은 호르몬 분비가 불안정한 시기인 청소년기의 불안한 심리에 더욱 크게 작용한다. 그런만큼 10대 소녀가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거나 갈등이 생겨 외톨이로 남겨지는 것에 대해 ‘강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사춘기 소녀의 스트레스와 불안은 패거리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행위로 곧장 연결된다.
10대 소녀들은 친구와 하루 종일 대화를 한다. 학교에서는 화장실에서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방과후에는 소위 ‘베프(Best Friend의 약자)’와 핸드폰으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이런 행동 뒤에는 친구와 함께 공유하는 ‘비밀’에 대한 거래가 숨어 있다. 함께 비밀을 공유하며 굳게 결속된 ‘패밀리’가 형성되면 다양한 종류의 비밀과 소문을 나누게 된다. 이 속에서 사춘기 소녀들은 불안정한 호르몬 분비에서 나오는 특유의 변덕스러운 기분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남자들이 궁금해하는 ‘여자들이 함께 손잡고 화장실에 가는 이유’는 사회적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여자 뇌의 전형적인 특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