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조회 수 186 추천 0 댓글 0
이미지: 사람 1명

아침의 시_138


우리는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알았던 순간들에 대한
우리의 기억뿐
그리고 그때 이후로
그들은 변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매번 만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 T. S. 엘리엇 <칵테일 파티> 중에서 (류시화 옮김)


나 자신이 새롭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이 나를 이전의 모습으로만 바라볼 때 우리는 절망한다. 어떤 사람은 10년 전, 20년 전의 모습으로 나를 평가한다. 인간관계의 많은 갈등은 상대방이 과거의 고정된 관념으로 나를 대하고 판단할 때 일어난다. 우리 자신도 타인에 대해서 마찬가지로 하고 있다.

니체는 <즐거운 지식>에서 썼다. '우리는 자주 오해받는다. 우리 자신이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껍질을 벗고 봄마다 새로운 옷을 입는다.' 타인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관념에 상관없이 매일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장시 <황무지>로 유명한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 T. S. 엘리엇(1888~1965)은 새로운 시어와 운율의 실험으로 영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칵테일 파티> <대성당의 살인>, 그리고 뮤지컬 <캐츠>로 공연된 <늙은 주머니쥐의 고양이에 관한 책> 등의 시극으로 20세기 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가 가진 정보들이 한 사람을 정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정보들은 모두 과거의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온 정보와 기억을 접고, 다시 말해 자동 반응의 습관을 중단하고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엘리엇은 그 사람을 '낯선 자(a stranger)'라고까지 말한다-을 만나는 것이 진정한 만남이다.


painting_Gabriel Pacheco <프리다 칼로>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최근변경 추천
공지 AV관련 17금 저질 잡담 인사 글은 강력 계정 제재합니다 피카부 2022.01.22 0/0
39845 남매에서 자매로.gif 75 무칠 2020.06.02 1/0
39844 뜨개질 핵고인물 74 groot 2021.01.26 1/0
39843 만우절 틈타 고백하는 넥슨.jpg 63 무칠 2021.01.26 1/0
39842 산지직송 거부 지역 46 아니아야 2020.04.20 1/0
39841 스위스 사람이 본 한글 23 살추 2020.04.06 1/0
39840 뉴욕 코로나 확진 상황 38 살추 2020.04.07 1/0
39839 피파 4만 현질 3억한 BJ.. 54 살추 2020.04.08 1/0
39838 어느 격겜의 안흔한 판정 17 방사능맨 2020.04.03 1/0
39837 이힛 너무너무 야하자나 .. 22 rkdcmdgl 2020.08.10 1/0
39836 (후방) 절구질은 좋은것이죠 26 rkdcmdgl 2020.05.02 1/0
39835 [유머] 주인님이 유튜브를 찍으신다.gif 32 nautica1 2020.04.01 1/0
39834 제주 확진자 미침 54 사딸러 2020.08.10 1/0
39833 이휘재 아내 문정원 에버랜드 장난감 먹튀 논란 18 wntjr123 2021.01.18 1/0
39832 제발 투척즘 해주세여 51 o토리o 2021.01.26 1/0
39831 [단풍]결혼할때 중요한것.. 55 파란단풍 2020.03.31 1/0
39830 1초만에 마음 불편한 짤 59 상팡 2020.03.30 1/0
39829 코로나사태에 따른 각국의 대응방식 28 pre 2020.03.30 1/0
39828 나만 없는 동물의숲 에디션 22 방사능맨 2020.03.29 1/0
39827 모쏠녀의 모쏠남에 대한 생각 56 김고양이123 2020.06.14 1/0
39826 어마어마게 한 묵직한 지효`s 39 알라미깔라미 2020.06.14 1/0
Board Pagination Prev 1 ... 542543544545546547548549550 ... 2538 Next
/ 2538

전체 최신 인기글

전체 주간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