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타 소년은 사고로 한쪽 발을 잃은 소년으로, 아무래도 그런 몸으로는 더이상 야구부를
계속할 수 없었기에 이것이 마지막 타석이었다.
배트를 양손으로 잡아 목발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한 개의 다리로 비틀거리면서도 투수를 노려본다.
제 1구, 헛스윙. 밸런스를 잃은 소년은, 그대로 밸런스를 무너뜨리며 넘어졌다.
포수가 내미는 손을 거절하며 배트를 지팡이 삼아 소년은 온 몸이 모래 투성이가 되면서도 일어섰다.
2구째. 소년은 투수의 느슨한 커브를, 매가 먹이를 가로채듯이 받아쳤다.
볼은 3루쪽으로.
달려라! 소년은 한쪽 발로 펄쩍펄쩍 뛰면서 열심히, 1루 베이스를 향했다.
3루수는 구르는 볼을 재빨리 잡았지만 던질 수 없었다.
모두들 그런 소년의 모습에 감동해, 바라만 보고 있었다.
힘내라, 힘내라! 외치며 우는 아이까지 있었다.
소년은 울면서 헤드 슬라이딩.
그 눈물은, 괴로움의 눈물일까 기쁨의 눈물일까 원통함의 눈물일까.
소년의 손은 베이스에 닿지 않는다. 그러나 질질 기면서 1루로 향했다.
좀 더, 좀 더! 베이스의 주위에는, 아이들이 모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이 툭-하고 베이스에 닿았다.
우와아 솟구치는 환성. 소년은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얼굴도, 유니폼도 이미 엉망이 되어있었다. 그렇지만 매우 빛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