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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풀잎 기자] tvN 드라마 ‘미생’이 원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경우, 시작점은 대개 비슷하다. 기대 반, 우려 반 시각과 함께 한다. 미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마이너스 요소를 모두 날리고, 호평만 남은 이유는 뭘까.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인 웹툰 ‘미생’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수많은 마니아층을 양산시킨 바 있다.


‘갑’의 세계에 던져진 ‘을’의 고군분투를 그려낼 주인공 장그래 역에는 임시완이, 워커홀릭이자 위아래로 신임이 두터운 만년 과장 오상식 역에는 이성민이, 당당하면서도 사려 깊은 성격의 신입 여사원 안영이 역에는 강소라가, 이시대 취업준비생의 전형인 완벽한 신입사원 장백기 역에는 강하늘이 캐스팅됐다.

‘미생’의 인기 비결은 원작과 소름 돋는 ‘싱크로율’에 있다. 탄탄한 기본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배우들이 각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미생’ 제작진은 60여 명에 달하는 모든 배역들에 캐릭터를 부여했다고 자신한 바 있다. 이는 시청률로 이어진 셈이다. ‘미생’은 첫 회 1.6%의 시청률로 시작해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배우들은 현재 시청률 3%가 넘을시 걸었던 공약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드라마에서는 직장 내 갈등 혹은 화합을 중요하게 다뤘다. 웹툰에서는 강하늘이 맡은 장백기와, 장그래의 은근한 신경전은 없었다. 장백기의 경우, 원작에서는 입사 성적 좋은 엘리트 직원 정도였으나, 드라마로 오면서 좀 더 입체감을 입게 됐다. 이상현 역의 윤종훈도 마찬가지다. 이상현은 얌전한 성품의 원작에서와 달리, 장그래를 대놓고 무시하고 깐족거리기 일쑤였다. 사실감 있는 갈등 구조를 더욱 심화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완벽녀’ 안영이 역의 강소라를 둘러싼 미묘한 눈치도 없었다. 드라마 속 장그래는 안영이를 친근하게 대하는 장백기와, 이상현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선후배들 간의 끈끈한 정을 드라마는 더 강조했다. 웹툰에서는 장그래가 정식 입사 전, 오과장과 김대리에게 메일을 보내는 장면은 없다. 드라마에서 장그래는 메일을 통해 “어제 양의 곱창을 먹으며 동료애의 시작을 느꼈다. 멋진 한 팀이 될 수 있을 거라 예감이 든다”등 마음을 전했다. 전날, 오과장이 장그래를 두고 “우리 애”라고 표현한데 따른 감동이 묻어나온다.

‘미생’ 웹툰을 집필한 윤태호 작가는 드라마 버전에 “드라마 ‘미생’은 보다 진해졌고 애잔함의 울림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느낌을 전했다. 이어 “흐릿한 선이 분명해지고 담담한 색이 선명해졌으며 갈등하던 말이 분명한 힘을 갖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tvN 새 월화드라마 ‘라이어게임’, KBS2 ‘내일도 칸타빌레’가 연이어 출격하며 2014 하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만화 리메이크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생’은 그 중에서도 성공적인 작품이다. 자극적으로 각색하지도,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려 만화색채를 무리하게 내지도 않았다. 드라마 방영 후, 웹툰은 100만부 넘게 팔린 상태. 이례적으로 인기를 역주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 더 현실을 분명하게 담고, 또 그래서 더한 감동을 자아낼 ‘미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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