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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8:53

(펌) 백설이 이야기1

조회 수 81 추천 0 댓글 0
어렸을적 나는 외동으로 자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엄마가 없던 터라 친구들에게 왕따도 당하는 힘든 시기였고 그래서인지 공부는 뒷전인 채 밖에 나가서 놀기 일수였다.
그런 어린시절...나름 소심하게 방황하던 그 시절이던... 초등학교 6학년 때 였을 거다.
학교에서 겨울방학 즈음해서 애완 동물 기르기를 방학 숙제같은 개념으로 내줬다.
어렸을 적부터 강아지를 한 번 키워보고 싶다던 생각에 사로잡힌 채 나는 숙제를 빌미로 쓸데없이 집에서 떼를 쓰기 시작했다.
형편이 많이 어려웠던 우리집은 당연히 사줄 리가 없었고....
그래서 결국 강아지는 기르지 못한채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라면 좋겠(?)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할까? 아버지께서 동의를 해주셨다.
"너가 그렇게 원하니까 한 번 알아보기는 하는데....너무 비싼 것은 사줄 수가 없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신나게 알아보기 시작한 나는 동네 동물병원 분양부터 시작해서 전단지, 무료분양 같은 것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또 학교가서는 친구들에게 나 강아지 키운다고 김칫국물을 농축하여 마신 듯이 이야기를 해대며 자랑자랑을 하곤 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많이 실망하며 울고 말았는데...이유는 가격 때문이었다.
그 당시 과자는 500원에 콜라가 1500원 했었는데 알아보니 강아지 한마리 분양은 거의 10만원이 넘었고, 그런 거금을 준다는 것은 우리집 한달 생활비와도 맘 먹었기 때문에 아버지께 몇 번 운을 띄워보았지만 단호히 거절하셨다.
다정하게 이야기 해주는 아버지 보다는 아닌건 아니라고 못 박아버리는 아버지 평소 성격이기에 일단 아니라고 하셨기 때문에 나는 완강히 더 이야기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렇게 강아지를 못 기른다는 생각에 풀이 한참을 죽어있었다.
그리곤 며칠이 지났다.
지금에야 인터넷으로 무료분양이다 뭐다 찾아볼 수 있다면 활발히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폴더폰에서 슬라이드 폰으로 넘어가던 시절로 또 형편상 인터넷도 할 수가 없었기에 다양한 정보는 신문을 통해 찾곤 했었는데
아버지께서 벼x시장 신문을 들고 오시곤 여기 강아지 분양하는 게 있다고 신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내가 속상해 하는 걸 보고 스스로 찾아보셨던게 아닐까 싶다.
나는 기대하지 않고 있던 터라 얼떨떨한 마음으로 신문을 읽어보니 분양란이 있었고 대체로 가격은 1~10만원 사이였다.
각종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 새끼를 판다고 글이 적혀있었고 나는 별다른 품종개념없이 가격만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강아지 종류는 요크셔테리어,그냥 큰개, 작은개 정도로밖에 구분을 못했으니 뭐 당연한것이다.)
대체로 수컷보다는 암컷이 비쌌고 발바리라는 품종이 뭔지 몰라아버지께 여쭈어봤다.
"발바리가 뭐에요?"
"발바리는 강아지 중에 잡종을 말하는거야. 엄마와 아빠가 다른 종이지"
보고계시던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강아지를 찾기 시작했다.
어릴때부터 여동생을 갖고 싶어했던 터라 수컷보다는 암컷을 키우고 싶었고 그러던 중 한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용산] (발바리 새끼)수컷:1만5천원 암컷:2만원 (수컷3/암컷2) 문의 02-xxx-xxxx'
다른 곳보다 유독 싼 가격에 암것이 있다는 점에 신나서 부리나케 아버지께 말을 하였다.
"아빠 여기 강아지 만오천원!! 만오천원!!!"
호들갑떠는 나완느 달리 아버지는 보시고는 괜찮다며 신문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시도하셨고, 그 분양자는 수컷 한마리와 암컷 한마리는 이미 팔렸고 나머지는 판매중이라 하였다.
마침 아버지도 저녁때 일이 없으셨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의 직장용 차량인 다마스를 타고 용산으로 출발하였다.
혼자 신나서 생글생글 웃어대다 혼자 지친 나는 잠에 빠졌고 조금 지나 용산에 도착했다.
아버지께서 용산역에서 다시 전화를 하시곤 자세한 집 주소를 물었고 빌라와 개인주택이 빽빽한 우리동네처럼 골목에 골목으로 마치 미로를 들어가듯 그 사이 사이로 빨려서 들어갔다.
도착해서 내린 곳은 어두운 밤하늘에 주황빛도 노란빛도 아닌 가로등 불빛만이 어수룩하게 비추는 골목 이었고, 어둑어둑한 밤하늘에 비친 별 무리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차에서 내려서 조금 걸었고, 도착한 곳은 아빠 키보다는 조금 작은 열어보니 시끄러운 철문이 있던 주택이었다.
문을 여니 대추나무 사람걸렸네(대추나무 사랑을 싣고?) (원래 무슨 제목이었지..) 에 나오는 집 같은 대문 안에 돌 마루가 있는 집이었다.
문을 여니 큰 진돗개(같은 개) 한 마리가 구석에서 짖으며 우리를 맞이했으며 주인이 나오자 이내 조용해졌다.
"아 혹시 연락주고 오신 분이신가요?"
"아 네네 안녕하세요 강아지 보려고 왔는데요~'
"예예 아까 전화로 말씀 드렸듯이 지금 세마리 남아있구요 한마리는 암컷 두마리는 수컷 있슴니다. 들어가서 한번 보세요"
"네 그럽시다"
나는 낯선 곳을 가면 원체 말이 없는 성격이기도 했고 강아지 볼 생각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소심하게 쭈뼛주뼛 아버지 뒤만 따라 갔다.
'깽~, 왱~'
들어가자마자 강아지 분양자가 개 집안에 있는 새끼 강아지 목덜미를 잡아 한마리 한마리씩 꺼내기 시작했다.
흰눈보다 더 새하얗고 빤딱거리는 털을 가진 강아지 세마리는 모두 눈도 못뜨는 상태였고 태어난지는 한달 정도 된 상태라고 했다.
나는 암컷으로 생각하고 왔긴 하지만 차를 타고 오면서 강아지 새끼들은 잘 죽는다며 건강한 놈으로 데려가자는 아버지 말씀을 듣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갖고 싶어 하던 암컷만 그 사람이 옮길 때 '깽~'을 외쳤고 또 나름 활발히 움직이며, 나머지는 다 조용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때, 저 녀석이 제일 건강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귓속말로 쟤가 깽 거리는거 보니 제일 건강한거 같다고 이야기를 했고, 아버지는 수긍하시고는 쟤로 한마리 달라고 했다.
분양자는 그렇게 하자며 그렇게 분양보다 는거래(?)에 가까운 일이 이루어 졌고, 강아지는 내품에 쥐어주시어 강아지를 꼭 껴앉고 돌아오는 다마스에서는 등이 닳도록 잠만자던 강아지를 만지며 웃으며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백설이 와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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