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 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 총 24부작으로 종영했다. 영조(한석규)와 이선(이제훈)이 끝까지 정치 이해관계를 두고 견해 차이를 보인 가운데, 결국 이선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24회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시작한 '비밀의 문'은 한석규, 이제훈, 김유정, 박은빈, 김창완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석규는 지난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 역에 분해 인상깊은 내면연기로 그 해 연기대상을 받았다.
이어 한석규와 영화 '파파로티'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제훈, 그리고 여배우 김유정과 박은빈 등이 모인 '비밀의 문'은 동시간대 방송됐던 MBC 드라마 '야경꾼일지', KBS 2TV '연애의 발견'과 경쟁을 예고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배우들을 모아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SBS 드라마 부진을 안겼다.
특히 한석규는 초반 기대를 모았으나 '세종의 한계'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과감한 욕설도 불사하며 능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세종과는 달리, '비밀의 문' 속 영조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펼치며 비밀문서 맹의를 중심으로 김택(김창완)과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맹의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시청자들은 한석규와 김창완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고 이제훈이 이를 왜 알려고 하는 지에 대해 제대로 몰입하기 힘들었다. 초반 빠른 전개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불친절한 소개로 몰입을 방해했고 결국 명품 배우라 불렸던 한석규, 이제훈 등의 열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없게 했다.
여기에 김유정의 잘못된 활용은 '비밀의 문'을 더욱 아쉽게 했다. 김유정은 극 중 책쾌 서균(권해효)의 딸이자 세책방 주인 서지담 역을 맡아 맹의 사건의 시작이 됐던 신흥복(서준영)의 죽음을 목격했던 서지담은 큰 활약을 기대케 했으나 뜬금없는 이선과의 러브라인을 보이다 관계가 모호해졌다.
이어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김유정에서 갑자기 윤소희로 바뀌어 시청자들의 몰입을 또 한 번 방해했다. 하지만 교체된 윤소희는 주연으로 소개됐던 것과 달리 극 내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캐릭터로 전락해 점차 하락세인 '비밀의 문'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비밀의 문'에는 분명 그동안 타 작품에서 할약해왔던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원종, 최원영, 장현성, 김명국, 김하균, 엄효섭, 전국환 등 허리를 받쳐주는 탄탄한 라인업과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벌써 10번째 사극인 박은빈은 극에 힘을 싣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좋은 재료들을 제대로 버무리지 못한 '비밀의 문'의 한계는 차기 SBS 사극에서 꼭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한편 '비밀의 문' 후속으로는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주연의 '펀치'가 방송된다. '펀치'는 정글 같은 세상을 상처투성이로 살아낸 한 검사의 핏빛 참회록으로,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두 남녀가 운명을 걸었던 평생의 동지를 상대로 벌이는 승부를 담아낼 작품이다. 오는 15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배우 박은빈 한석규 윤소희 이제훈(맨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배우 김민종 한석규 박은빈 김유정 이제훈 최원영(맨아래 왼쪽부터). 사진 = '비밀의 문'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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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딱 한편봤는데 연기력은 정말 후덜덜했습니다,,, 괜히 베테랑 소리가 나오는게 아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