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글과는 무관합니다
자대들어온지 한 3개월쯤 됬을때였나? 노예생활에 익숙해질때였음
15km행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우린 행군이 좀 꿀이었음
왜냐하면 안에 모포나 야전삽이나 그런 무거운거 다빼고 신문지로 채워넣거나, 빨래바구니로 각만 잡거나 그런게 허용됬음
거기에 더해서 방독면주머니에 음료수, 과자 이런것도 꽉꽉 채워서 몰래몰래 먹는 사람이 많았음.
간부들도 그런걸 다 암묵적으로 허용해주고 자기들도 그렇게함 ㅋㅋㅋㅋ 아무튼 완전 당나라군대였지
그런데 유격가기 전날, 생활관 왕고참이 나를 부르더니 자기 방독면안에 자기 먹을거 넣어놓으라고 시킴
근데 시발 내가 그날 조오오오온나 바빴음(후임들한테 모든 업무가 몰리는 악폐습이 존나 많아서)
그래서 그만 방독면 안에 먹을거 넣어놓는걸 깜박하게되고.... 다음날 행군할때 왕고참이 방독면주머니를 확인하자마자 나를 부름
"대가리가 장식이냐"
"나 군생활 끝날때까지 존나 재밌게해줄게"
등등 지 먹을거 안 넣었다고 온갖 갈굼을 다 하는데, 존나 이런거가지고 갈굼받아야하나 서러우던 참이었음
그런데.
"가스! 가스! 가스발생!"
???????????
존나 뜬금없이 화생방상황이 발표됨
새로 부임한 대대장이 우리한테 긴장감 좀 주려고 서프라이즈한건데.... 웃긴건 방독면이 아무도 없음 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이등병인 나조차 방독면이 없었고, 간부들도 없음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중대장은 "야이....ㅋㅋㅋㅋ 어쩌냐 이거" 라며 허탈하게 웃고있었음
그런데 유일하게 우리 생활관 왕고참만 방독면을 쓰고 "가스! 가스! 가스!" 함
행군이 끝난뒤 그 병장은 "특출한 군인정신"으로 대대장에게 직접 4박5일 포상휴가를 받았고,
휴가 갔다와서는 나보고 "이새끼 군생활 좀 할줄아는데?" 라며 전역할떄까지 PX 데리고 다니며 먹을거 사줌
옆동네펌ㅎㅎ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