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방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소년의 귀에, 어머니의 질책이 들려왔다.
[얘, 게임만 하지 말고 정원 좀 정리하렴. 엄마랑 약속했잖니?]
TV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탁 트인 시원한 푸른 하늘이 보였다.
조금 짜증이 난 것 같은 표정의 소년이었지만, 단념한 것 같다.
손바닥만하다는 말이 어울릴만큼 작은 정원이었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인 소년에게 정원 정리는 중노동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에다 한여름의 타는듯한 더위가 내려쪼인다.
사방 1m도 정리하지 않았지만, 소년은 앓는 소리를 내며 비틀비틀 정원 한 구석의 은행나무로 다가간다.
푸르디 푸르게 잎이 우거진, 이 정원에서 유일하게 그늘이 있는 곳이다.
바람은 그다지 불지 않지만 그래도 햇빛을 그대로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살 것 같다고 느끼는 와중에, 소년은 자신이 앉아 있는 곳이 조금 튀어 나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소년은 심심한 나머지 그 곳을 파 보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그것] 이 땅 속에서 나타났다.
그 손 끝의 약지에는, 백금으로 만들어진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소년은 그 반지를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아까 자신에게 정원을 정리하라고 시켰던 그 [목소리의 주인] 은 도대체...?
[엄마...]
수직에 가깝게 위로 쭉 찢어진 눈, 귀 부근까지 크게 웃는 것처럼 찢어 갈라진 입.
이상한 얼굴의 [어머니] 였다.
소년은 어머니와의 약속대로, 오늘도 땀투성이가 되어 가며 풀 뽑기에 열심이다.
그 덕인지 정원은 이전보다 훨씬 산뜻해져서, 훨씬 보기 좋게 변해 있다.
그리고 그 밑동에는, 수북하게 쌓인 흙더미가 둘 놓여 있다
안무서워요 ㅠㅠ 어뜨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