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JTBC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친노에요?"라고 묻자 유 전 장관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영원한 노무현의 남자' 유시민은 젊어서는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가였다. 독일에 경제학 유학을 다녀와서 출간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2002년 절필을 선언하고 전업 정치인으로 전향, 정계에 진출했다.
2002년 대선 국면에서 '개혁과 참여'를 모토로 한 개혁당을 창당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유 전 의원은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국민후보 노무현 후보 구하기'에 나섰고 4개월 뒤 노 후보는 개혁풍을 타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 전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후에도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임하면서 탄핵, 당내 노선투쟁, 대연정 등 고비 때마다 적극적으로 노 대통령을 방어ㆍ옹호했다. 2006년 2월에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쳐 44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에도 그의 정치적 실험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진 선거에서 줄줄이 낙선했다.
국민참여당이 합쳐진 통합진보당에서 활동했지만 일련의 당내 사건이 있고 난 후 진보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지금은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작가로서 JTBC '썰전'에서 활동 중이다.
여러 번 당적을 바꿨지만 그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부르는 이는 많지 않다. 정치관에 따라 당적을 바꿨을 뿐이라는 옹호도 존재한다.
지난 2009년 유 전 장관은 그토록 사랑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목놓아 울었다. 유 전 장관은 헌화를 마치고,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촛불로 불을 붙인 뒤,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올려놨다. 마지막 가는 길에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 싶었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못다한 충정이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을 담은 친필 편지 '서울역 분향소에서'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이라고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그의 글은 지금도 많은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친필편지 전문>
서울역 분향소에서
유시민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이를 품었던 사람
모두가 이로움을 좇을 때 홀로 의로움을 따랐던 사람
시대가 짐 지운 운명을 거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밖에는 가진 것이 없이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
그가 떠났다
스무길 아래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껴안고
한 아내의 남편
딸 아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
나라의 대통령
그 모두의 존엄을 지켜낸 남자
그를 가슴에 묻는다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
그 사람
노무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2&aid=0000649558